평화롭다
이런 평화로운 주말은 오랜만이다.
너무 평화로워서 유튜브를 보고 싶지 않다
집에 틀어박혀 있고 싶지 않다
나에게 좋은 것을 채워주고 싶다
자발적으로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
최근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애써서 행복해지고 싶지 않다
행복해 지기 위해 애써야 해? 왜? 그럴 힘도 없어.
애쓸 힘이 없을때 힘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 주변에서 도와주는 것. 억지로라도 끌고 나가는 것
둘. 루틴을 만드는 것. 최소한의 에너지로 작은 루틴을 시작하는 것.
내게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최소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거다.
그 노력의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아무런 타격과 좌절감이 들지 않을 정도의
미약한 노력.
그런 아무것도 아닌 노력으로 일상의 틈을 만들어 주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지 않을까?
나는 그게 레슨을 받는 거였다.
배우고 싶기도 했고. 배워서 내가 기분이 좋아질지는 모르겠지만. 딱히 기대는 안되지만. 안하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다.
그리고 열심히 배우지도 말자. 그냥 나가기만 하자.
그렇게 테니스도 배우기 시작했고
노래도 배우기 시작했고
마사지도 받으러 다니게 되었다.
처음엔 귀찮았다
아. 괜히 시작했나
그냥 더 잠자고 싶다
그냥 계속 유튜브나 볼 걸 그랬다.
근데 하루의 시작을 테니스로.
마사지로.
외부의 에너지를 받기 시작하니까.
좀 좋다.
유튜브 보는 것보다
마사지 받는 게 더 좋고
혼자 누워있는 거보다
테니스 치고 온 게 더 좋다
물론 항상 그런건 아니고 당연히
에너지 없을 때는 무조건 유튜브 보고 누워 있는게 더 좋다
아. 이번에 또 느낀거.
좋은건 좋은 상황이 있다.
적재 적소에 있따.
테니스가 좋다고 해서, 스트레스 풀린다고 해서
매주 테니스를 쳐야겠다 하는 다짐은 너무 섵부르다.
그냥 그때 좋았을 뿐이다.
앞으로도 좋을지 알 수 없다.
다만, 아. 내가 지금 이 순간 테니스를 즐겼구나.
아. 내가 오늘 마사지 받은 게 너무 만족스러웠구나.
알아채주면 된다.
그리고 그 감정을 기억했다가
나중에 몸이 마사지를 원할 때
산책을 원할 때
자전거 타기를 원할 때
친구들 만나기를 원할 때
그때 그렇게 해주면 된다
그런 느낌이 안들면 그냥 또 누워있어도 상관 없다
그게 내 몸이 원하는 거라면
다만 ㅇ한번 좋은 에너지를 경험했으니
몸이 기꺼이 에너지를 내서 외부의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이고 싶을 때가 생길 거다.
그때 해주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