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는 이유
유튜브를 보는 이유는 생각하는 것이 괴로워서다.
유튜브를 보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편하다
재밌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생각하는 게 괴로울까?
뭘 해야 할지 모르겠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할 게 없을 때 유튜브를 본다
핸드폰을 한다
인스타를 본다
왜 할 게 없을까?
할 것이 없다는 것은 뭘까?
해야 할 것이 없다는 거다.
일이 끝났고
집안일이 끝났고.
해야 하는 것은 뭘까?
자신의 위치에 따른 역할과 책임이다.
내가 자취러면 청소와 설거지를 해야 하고
내가 회사원이면 회사에서 일을 해야 하고
내가 엄마면 집안일을 해야 겠지.
우리는 사회적 역할에 따라. 해야 하는 것이 생긴다.
그리고 그 해야 하는 것을 다 하면
우리는 논다.
근데 그 해야 하는 것은 왜 해야 할까?
그 역할을 우리는 왜 수행하고 있을까?
돈을 벌기 위해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그렇다면 그 해야 하는 것은 누가 정할까?
자신이 정하겠지.
자신의 사회적 역할. 적어도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결정한 거다.
그렇다면 하지 않기로 선택할수도 있을까?
있다.
자신의 역할을 선택하지 않으면 된다
자취 하지 않으면 되고
회사에 안다니면 되고
건강하지 않아도 되고
그러면 우리는 해야 하는 것이 없다.
해야 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우리는 때로 해야 하는 것에 잠식 당한다.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 하는 거고.
이를 통해 어떠한 가치를 얻었다면
이러한 가치 교환을 충분히 인지하여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그 다음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더 시간을 투자하면 된다
그런데 놓치기 쉬운 지점이 해야 하는 것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가를 인지하는 지점이다.
이것을 왜 했는가.
해야 하는 일을 수행하면서 하루하루를 살기 쉽다.
그런데 그 해야 하는 일이 애초에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잘 인지하지 못한다
이럴 때 해결방안은 두 가지다.
1. 생각하지 않기. 이유를 굳이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게 인생이지~ 하면서 살아간다. 학교 졸업하면 취직을 하고 취직을 하면 결혼을 하고 결혼을 하면 애를 낳고 애가 크면 적당히 쉬면서. 그때 그때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면서 살아간다.
2. 생각하기. 그리고 이유를 찾아낸다. 이 방법은 어렵다. 그리고 괴롭다. 왜냐면 이유를 못 찾겠거든. 찾기 어렵거든. 뭔지 모르겠거든. 이 방법의 부작용은 무기력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찾아내면 정말 값지겠지?
나는 2번 방법의 무기력 과정에 와 있다.
해야 하는 것이 없어졌을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나는 해야 하는 것이 없다. 취직 했다. 연애 안한다. 친구 없다.
일이 끝난 늦은 밤. 그리고 주말. 나는 할 게 없다. 해야 할 것이 없다.
만날 친구도 없고 챙길 가족도 없고 산책시킬 반려동물도 없고 해야 하는 것이 없다.
그렇다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도 있지 않은가? 운동을 하고. 영어 공부를 하고. 쇼핑을 하고. 클럽에 가고.
근데 이런 의문이 든다. 그걸 왜 해야 하는데? 왜 내가 운동을 해야 하지? 왜 난 건강을 유지해야 하지? 왜 난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하지? 왜 난 즐거워야 하지? 왜? 그럴 필요가 있을까?
약속이 있어서, 또는 내 사회적 관계에 의한 역할 때문에 해야 하는 일들이 아니라
모두 자발적으로 내가 나를 일으켜서 내 에너지를 소비해서 해야 하는 일들이기에
이런 생각이 든다.
왜 해야 하지?
하고 싶다는 것은 뭐지?
어떤 것을 하고 싶게 만드는 것은 뭐지?
"하고 싶음"의 감정을 유발하는 것은 뭐지?
내가 인지하는 바로는 "욕구"다.
더 잘난 사람이 되고 싶고 더 예뻐지고 싶고 더 재미있어 지고 싶고
이런 욕구에 따라서 하고 싶은 활동이 생긴다.
화장을 배우고 싶고 영어를 공부하고 싶고 예븐 카페에 놀러가고 싶고 사람을 만나고 싶고.
근데 지금은 그런 욕구가 좀 많이 줄었다.
왜냐면 그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그렇다면 "하고 싶음"에 대해 다시 정의해볼 필요가 있겠다.
나에게 "하고 싶음"은 "되고 싶음" "소유하고 싶음"에 가까웠다.
나에게 없는 것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
하지만 인간은 본래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없기에
인간은 본래 홑몸이기에
소유를 탐하는 마음은 끝이 없고
동시에 결코 채워질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유 이외에
인간 삶의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이렇게 해야 겠다. 이걸 하고 싶다 하는 의지는 어디서 나오는가?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
근데 그 돕고자 하는 것도 결국 자신의 효능감을 느끼기 위함이 아닌가?
와 낵 이렇게 도와줬어! 나는 그만큼 가치 있는 사람이야!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다른 사람을 도움으로써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에게 증명해 보이는건 너무 인위적인 만족감인 것 같다
현재까지의 나의 결론. 가장 강력한 동기는 사랑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사랑하는 우리 엄마를 위해서
사랑하는 우리 아빠를 위해서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그래서 내가 더 멋진 사람. 내가 더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어 지는 거고.
음.. 근데 이 사랑이라는 것도 모르겠다
알다가도 모르겠다
가족들이랑 같이 안사니까 이 사랑조차 잘 모르겠다
마음 속에 사랑이 희미해지는 느낌이다.
촛불이 사랑이라면 지금 깜박이고 있다
꺼질거 같기도 하다